시 (53) 썸네일형 리스트형 왜목마을에 해가 뜬다 왜목마을에 해가 뜬다 / 이근배 내 나라의 해는 모두 여기 와서 뜨고 여기 화서 진다 하늘이 가장 크고 가장 아름다운 해를 빚어 올린 고운 아침의 나라 바다가 금빛 물살로 가슴을 활짝 열고 산이 푸른 이마로 오색구름 피워 올리는 곳 여기 왜목마을에 와서 백두대간의 해는 뜨고 진다 저 백제, 신라의 찬란한 문화 뱃길 열어 꽃피우던 당진 역사 일으킨 큰 자취 숨결 높고 두루미떼 날아들어 둥지를 트는 땅 기름지고 물 향기로운 내 고장 해돋이에서 해넘이까지 우리들의 사랑 눈 시리게 발돋움하고서 있나니 우리 모두 손잡고 나와 떠오르는 아침 해에 꿈을 심자 수평선 넘는 해에 그리움을 묻자 산과 물이 하나 되는 영원한 평화 영원한 아침을 노래하자 두루미의 날갯짓으로 훨훨 날아오르자 [출처] 왜목마을에 해가 뜬다 연꽃구경 연꽃 구경 / 정호승 연꽃이 피면 달도 별도 새도 연꽃 구경을 왔다가 그만 자기들도 연꽃이 되어 활짝 피어나는데 유독 연꽃 구경 온 사람들만이 연꽃이 되지 못하고 비빔밥을 먹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받아야 할 돈 생각을 한다 중략 . . . 2018년 7월 11일 부여 궁남지에서 추억을 . . . 사계절의 꿈 사계절의 꿈 / 최영미 어떤 꿈은 나이를 먹지 않고 봄이 오는 창가에 엉겨붙는다 땅 위에서든 바다에서든 그의 옆에서 달리고픈 나의소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어떤 꿈은 멍청해서 봄이 가고 여름이 와도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하지 어떤 꿈은 은밀해서 호주머니 밖으로 꺼내지도 못했.. 바닷가에서 /오세영 바닷가에서 / 오세영 사는 길이 높고 가파르거든 바닷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아라. 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물이 하나 되어 가득히 차오르는 수평선. 스스로 자신을 낮추는 자가 얻는 평안이 거기 있다. 사는 길이 어둡고 막막하거든 바닷가 아득히 지는 일몰을 보아라 어둠 속에서 .. 만추의 산사 만추의 山寺(독자의 시) 청계 이 건원 속세를 떠나 외로이 터 잡은 고요한 가을의 산사 만추의 소슬바람에 이리저리 휩쓸리는 처량한 낙엽들에 방황 이 잔잔한 전율이 가슴에 와 졸고 티 없이 맑은 하늘은 드높고 여유롭다 늘 설렘을 주기만 하던 가을이 만든 오색의 산야 추억이 익을수.. 만추 [시] 만추(晩秋)청송11-22 00:00 | HIT : 99 시립 병원에서 시립 병원에서 김용태 혼자 사는 친구가 입원한 병실을 찾았다 뭍에 나온 고기처럼 헐떡이며 눈인사를 건네 온다 낯선 얼굴이다 지금까지 마셔 온 술이 다 눈물이 되었는지 그치질 않는다며 젖은 눈으로 떨어지는 수액을 무심히 쫒고 있었다 가족력이 더해졌다고 했다 삼시세끼 따스.. 어떤 나무의 말 어떤 나무의 말 / 나희덕 제 마른 가지 끝은 가늘어질 대로 가늘어졌습니다 더는 쪼개질 수 없도록 제게 입김을 불어넣지 마십시요 당신 옷깃만 스쳐도 저는 피어날까 두렵습니다 곧 무거워질 잎사귀일랑 주지 마십시요 나부끼는 황홀 대신 스스로의 관(棺)이 되도록 허락해 주십시요 부.. 이전 1 2 3 4 5 ··· 7 다음